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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를 왜 공부하는가?

사주 이론

by 조 운 2021. 2. 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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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하려고 합니다. 

왜 사주를 공부하는가,

란 아주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명식 풀이를 올리면

팬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따져 묻습니다. 

안 좋은 이야기 쓰지 말라고. 

팬이니까 그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사주는 

안 좋은 부분을 알기 위해 보는 것입니다. 

 

사주 공부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 

인생 순탄한 사람 못 본 것 같습니다. 

보통 사주에 관심을 가지거나 공부하려고 기웃거리는 사람들 대부분 

'왜 내 인생은 이러한가?'

란 질문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 때 

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것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

그 때부터 사주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생 편하고 살기 좋은데 사주에 관심 갖는 사람 없을 거라 봅니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사주, 즉 역학은 체념을 바탕으로 합니다.

사주는 운명론입니다. 

인생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걸 전제로 시작됩니다. 

이 전제를 받아 들이려면, 

인간이 인간의 힘으로만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있어 왔던 젊은이들이 쓰는 수저론과 일맥상통합니다. 

수저론은 계급론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 의해 선천적으로 정해진 계급이 있다는 사상을

수저로 비유한 것뿐입니다. 

운명론 계급론은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론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더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를 인정하는 것 자체가 중세주의 사고관입니다. 

신에서 벗어난 인간, 르네상스에 부흥했던 인문주의와는 반대에 있는 개념인 것입니다. 

인간의 힘을 부정하는 사상 

그게 역학입니다. 

그렇다 보니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관심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 나잇대가 있는 사람들이 사주에 관심을 갖는 겁니다. 

인생 살아보니 내 뜻대로 되는 게 없고 

실패한 적이 많았던 사람이

그 실패와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받아들이기 위해 운명론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헌데 요즘 들어서는 청년들이 나이 어린 친구들이 사주에 관심을 갖습니다.

제가 사주를 처음 접한 게 12년 전인데 

이 때까지만 해도 젊은 친구들이 없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사주 카페 타로 카페 이런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젊은 친구들이 사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반추하여 생각해보면 청년 실업 시기와 맞물리는 것 같습니다. 

요즘 청년들처럼 앞길이 막막하고 미래가 두려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사주에 관심을 가지고 봐달라고 하거나 

공부를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아무래도 그만큼 사회에 미래가 없고 살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주는 그렇게 시작을 합니다. 

인생에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구나, 라는 전제에서 시작을 합니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란 질문을 품은 채 시작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대답을 

'예방'과 '이해'라 들겠습니다. 

 

사주는 예방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사주 명식 중에 길신으로만 가득찬 편한 사주 

순탄한 사주 얼마 되지 않습니다. 

명식 보는데 갑자기 한숨이 나오는 명식도 있습니다.  

풀이가 망설여지는 명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명식을 가진 사람들도 충분히 삶을 살아낼 수 있습니다. 

 

지독하게 공부해야 하는 사람이 공부가 안 돼서 스트레스 받을 때 

올해는 놀고 싶은 운입니다, 공부가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소리 들으면 그 사람 마음이 좀 나아질 것입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책망이 좀 줄어들고 

압박감에서 조금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사주 풀이의 긍정적 기능이 수행되었다고 봅니다. 

 

혹은 

올해는 관재수가 있습니다 

사고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이 말이 떠올려지면 

행동을 조심조심하게 됩니다. 

운전하면 괜한 시비 털리는 일이 생겼는데 

평소 같았음 상대방에게 불 같이 화를 내겠지만

저 말을 듣고 나면 

사고수가 이건가 보다, 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액땜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의 평화가 옵니다. 

 

어쩌다 보니 핸드폰이 깨져 버렸습니다. 

순간 기분이 좋진 않지만 

운을 보니 내가 다치는 운입니다. 

나 대신 핸드폰이 대신 다쳤구나, 생각이 들면 

그 정도로 그친 것에 감사할 따름인 것입니다. 

 

안 좋은 사람 많이 붙습니다, 사람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을 볼 때 한 번 더 그 사람을 의심해보고 좀 더 생각해보고 

사람을 만날 것입니다. 

사주는 이런 차원의 예방인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정도가 

사주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상담 심리에 배우면서 

하이데거의 피투와 기투라는 개념을 배웠습니다.

전공자는 아니라 깊숙하게는 알지 못 하지만 

쉽게 풀이를 하자면

피투는 인간이란 자신의 의지 없이 이 세상에 내던져지는 존재라는 것이고, 

기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선택으로 살아간다는 인간의 능동성입니다. 

저는 이것을 들으며 사주 팔자도 이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게 주어진 큰 운명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피투성이지만, 

그럼에도 주어진 삶 속에도 자신의 운명에 쉽사리 순응하지 않는 노력이 기투성인 것입니다.

 

자신의 운명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사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의 삶 속에서 위대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주를 상담하면서

혹은 사주를 공부하면서

저는 제 팔자가 이러니깐 어쩔 수 없군요 그냥 포기하면서 살겠습니다,

그런 결론이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내가 이 시기에는 구설운이 강하니 입조심 해야지, 

내가 이 시기에는 금전 나갈 일이 많으니 차라리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어야지

사주를 통해서 이런 예방적 차원의 계획이 수립된다면,  

사주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비껴가고 자신의 운명을 역이용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옛말에 범죄자 팔자와 경찰 팔자가 똑같다 했습니다.

사주 내에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를 합법적으로 풀면 검경 군인 같은 사람이 되는 거고 
이를 약한 자들한테서 화풀이하며 살면 범죄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종이 한 장 차이는 환경이 결정하는데 
모든 이가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순 없습니다. 
좋은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내 팔자는 포기해야 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내 팔자를 알면 
그 시점부터 내 팔자를 극복할 수 있는 지점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사주 풀이하면서 느낀 것인데 

사주는 아주 옛날 학문이라 현대에 와서 다른 관점에서 살펴봐야 하는 게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결혼운도, 직업운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옛날에는 직업이 사농공상 4개였으나 

현대에는 직업이 만 개가 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주에서 가장 정확성 높은 부분이 있는데 

성격입니다. 

그래서 성격이 팔자다, 라는 말이 있는 겁니다. 

 

나를 알고 적을 안다면 백전백승이라 했습니다.

여기서의 관건은

자신을 알아야 

적을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내 자신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남이 보입니다. 

 

해서 사주를 내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더 확장해나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발판 정도로 여겼음 합니다. 

 

정말로 이해가 안 되는 사람도

그 사람의 성격이 왜 그런 성격이 되었고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부모 밑에서 살아왔는지, 

그 사람에 대한 전인격적인 이해가 되면 

조금씩 그 사람을 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포용하며 살다 보면, 

제 자신도 누군가에게 포용되는 순간을 느끼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명이란 건 바뀌는 게 아니지 않냐,

라고 물어본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려 봅니다.

보면 사주도 관상도 안 좋은 사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더 빠른 깨달음을 얻고 

남들보다 더 큰 성취를 케이스를 종종 보았습니다. 

 

어떤 사주를 가졌든 

누구든

한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위대함이 있다고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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